천간합은 음양이 다른 두 천간이 짝을 이루는 관계입니다. 갑기, 을경, 병신, 정임, 무계 다섯 쌍이 있습니다. 두 글자가 합을 이룬다고 해서 곧바로 다른 오행으로 바뀌지는 않습니다. 붙어 있는 두 글자가 태어난 달의 기운을 얻고, 변하는 오행을 꺾는 글자가 없을 때에만 화(化)한다고 보고, 그렇지 못하면 합은 하되 변하지 않는 합이불화(合而不化)로 읽습니다. 이 글에서는 다섯 쌍을 정리하고, 합화가 성립하는 조건과 합거, 합이불화의 차이를 내 여덟 글자에 대 보는 순서로 풀어 봅니다.
다섯 쌍은 어떻게 짝이 되는가
천간 열 글자를 갑, 을, 병, 정, 무, 기, 경, 신, 임, 계 순서로 세우면 다섯 칸 떨어진 글자끼리 짝이 됩니다. 갑과 기, 을과 경, 병과 신, 정과 임, 무와 계가 그렇습니다. 짝은 늘 양간 하나와 음간 하나로 이루어지고, 두 글자는 서로 극하는 관계에 있습니다. 극하는 관계가 합으로 바뀌는 이유를 옛 책은 음양이 서로 끌리는 이치로 설명합니다.
일간을 기준으로 보면 규칙이 하나 나옵니다. 일간이 양간이면 합 상대는 정재이고, 일간이 음간이면 합 상대는 정관입니다. 예를 들어 일간이 갑목이면 기토가 정재이고, 일간이 을목이면 경금이 정관입니다. 옛 풀이에서 남자의 정재와 여자의 정관을 배우자성으로 보았기 때문에, 일간과 직접 합하는 글자는 배우자 이야기와 자주 엮여 왔습니다. 다만 이것은 풀이의 한 갈래일 뿐이고, 합 상대가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는 그 글자가 놓인 기둥과 전체 구조로 판단합니다.

표의 이름은 옛 책에서 전해 오는 별칭입니다. 갑기합을 중정(中正)의 합, 을경합을 인의(仁義)의 합, 병신합을 위제(威制)의 합, 정임합을 음닉(淫匿)의 합, 무계합을 무정(無情)의 합이라 부릅니다. 별칭에 성격 풀이가 붙어 있지만, 그 부분은 문헌마다 표현이 달라 참고만 하시면 충분합니다.
합화는 언제 성립하는가
합이 있다는 사실과 합이 화한다는 사실은 다른 문제입니다. 화(化)는 두 글자가 합쳐져 위 표의 오행으로 바뀐다는 뜻이고, 일반적으로 다음 조건을 함께 따집니다.
첫째, 두 글자가 붙어 있어야 합니다. 연간과 월간, 월간과 일간, 일간과 시간처럼 이웃한 기둥에 있는 것을 가장 온전한 합으로 봅니다. 사이에 다른 천간이 끼어 있으면 합의 힘이 줄어들고, 떨어진 합을 인정하지 않는 쪽도 있습니다.
둘째, 월령이 합화 오행을 도와야 합니다. 갑기합이 토로 화하려면 월지가 진, 술, 축, 미 같은 토의 달이어야 하고, 을경합이 금이 되려면 신, 유 월이어야 한다는 식입니다. 표의 대표 월이 이 기준입니다. 다만 월령을 어디까지 넓혀 인정하느냐는 학파마다 달라서, 토를 도와주는 화의 달까지 받아 주는 풀이도 있고 대표 월만 엄격하게 보는 풀이도 있습니다.
셋째, 화하는 오행의 글자가 천간에 떠 있거나 지지에 뿌리를 두고 있어야 합니다. 이것을 화신(化神)이 힘을 얻었다고 말합니다. 넷째, 화하는 오행을 극하는 글자가 없어야 합니다. 갑기합토라면 합에 쓰이지 않은 목 글자가 또 있을 때 토로 바뀌는 길이 막힙니다. 다섯째, 합에 참여하는 일간 자신이 뿌리 없이 약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습니다. 일간이 지지에 튼튼한 뿌리를 두고 있으면 따라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일간이 갑목이고 월간이 기토이며 월지가 술토인 명식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갑과 기가 이웃해 있고 월령이 토이니 첫째와 둘째 조건은 갖춰졌습니다. 시간에 무토가 떠 있고 지지에 인이나 묘 같은 목의 뿌리가 없다면 나머지 조건도 맞아 가므로, 이때 일간이 토로 바뀌는 화기격(化氣格)을 논하게 됩니다. 반대로 같은 구조에 지지의 인묘가 있어 일간 갑목이 뿌리를 가지고 있다면 합은 하되 화하지 않는 합이불화로 읽는 것이 보통입니다. 화기격은 조건이 까다로워 드문 격으로 다룹니다.
합거와 합이불화는 무엇이 다른가
합이불화는 합은 이루었으나 오행이 바뀌지 않은 상태입니다. 이때 두 글자는 원래 성질을 그대로 가지고 있으면서, 서로 묶여 평소만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한다고 봅니다. 사주에서 마주치는 천간합의 대부분은 이쪽입니다.
합거(合去)는 합에 묶인 글자가 평소 하던 작용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가리킵니다. 대표적인 쓰임이 합살(合殺)입니다. 예를 들어 일간이 갑목이고 월간에 경금 편관이 있을 때, 그 옆에 을목이 있어 을경합을 이루면 경금이 일간을 직접 극하는 힘이 줄어든다고 봅니다. 압박이 묶여 부드러워진다는 읽기입니다. 거꾸로 사주에서 꼭 필요한 십신이 합에 묶이면 그 글자를 쓰기 어려워진다고 읽기도 합니다. 같은 합이 어떤 구조에서는 득이 되고 다른 구조에서는 손해가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합이 한 번 맺어졌다고 영구히 고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운이나 세운에서 합의 한쪽을 극하는 글자가 오거나, 같은 글자가 하나 더 들어와 합을 다투는 구조가 되면 상태가 달라집니다. 합이 풀렸다 다시 묶이는 해석은 여덟 글자와 운을 함께 놓고 판단해야 합니다.
일간이 직접 합에 들어가는 경우는 조금 다르게 봅니다. 일간 갑목이 월간 기토와 합하면 일간이 정재에 끌려 묶인 모양이라, 화하지 않더라도 일간이 자기 뜻대로만 움직이지 못하고 그 글자가 상징하는 대상이나 일에 마음이 가 있다는 읽기가 따릅니다. 이 해석은 월간 기토가 일간에게 십신으로 무엇인지, 월령과 일간의 강약이 어떤지를 함께 보아야 하고, 합이라는 사실만으로 연애나 재물을 단정하지는 않습니다.
지지의 합과 헷갈리지 않으려면
천간합은 하늘의 글자끼리 극을 통해 맺는 합이고, 지지의 육합은 자축, 인해, 묘술, 진유, 사신, 오미처럼 땅의 글자가 짝을 이루는 합입니다. 천간합은 같은 줄에서 곧바로 이웃해야 힘을 쓰지만, 지지 합은 삼합이나 방합 같은 별도 구조와 함께 논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름이 비슷해도 성립 조건이 다르므로 한 칸씩 따로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또 천간합은 열 글자 가운데 다섯 쌍만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여덟 글자의 천간 네 칸을 연월, 월일, 일시 세 곳에서만 짝지어 보면 되므로, 먼저 세 곳만 확인하고 그다음에 월령과 뿌리를 따지시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천간합이 있으면 좋은 사주인가요?
합 자체가 길하다고 정해져 있지는 않습니다. 묶인 글자가 용신인지, 일간을 괴롭히던 글자인지에 따라 득과 실이 갈립니다. 합이 있다는 사실보다 어떤 글자가 묶였는지를 먼저 보셔야 합니다.
Q. 합화가 되면 내 일간이 정말 다른 오행으로 바뀌나요?
일간이 합에 참여하고 합화 조건을 모두 갖춘 드문 경우에 한해 화기격으로 보며, 이때는 바뀐 오행을 기준으로 용신을 잡습니다. 다만 학파에 따라 인정하는 범위가 크게 달라, 조건이 하나라도 모자라면 합이불화로 읽는 풀이가 많습니다.
Q. 대운이나 세운에서 합을 만나면 어떻게 되나요?
원국의 글자와 운의 글자가 합을 이루면 그 해나 그 10년 동안 해당 글자의 작용이 묶이거나 방향이 바뀐다고 읽습니다. 어느 십신이 묶이는지에 따라 의미가 정해지므로, 먼저 합에 들어가는 글자의 십신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무료 사주 풀이의 여덟 글자 가운데 천간 네 글자만 골라 연월, 월일, 일시 순으로 짝을 맞춰 보시면 내 사주에 이웃한 합이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